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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글에서 언급한 1970년대 석유파동 이후 또다시 전기 자동차 시장에 변화가 찾아오게 됩니다. 1980년대 후반, 미국 CARB(캘리포니아 대기자원국)가 제시한 제로 방출 규제로 인해 전기자동차가 다시 주목받게 되었습니다. 제로 방출 규제(제로 미션 규제)는 환경을 오염시키거나 기후 혼란을 야기하는 폐기물을 배출시키지 않는 엔진이나 모터 등 에너지 원을 의미합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판매하는 자동차 메이커 회사들은 판매의 일정 비율 대수는 유해물질을 일절 배출하지 않는 자동차를 판매해야만 한다는 규제 정책이 제안되었는데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차로 전기차가 다시 등장하였습니다. 

 

  1970년대의 납축 전지에서 니켈수소 전지로의 기술적 진보도 이루어 졌는데 이 시기에 일본 도요타 자동차의 RAV4EV, 혼다의 EV-PLUS, 미국의 GM(제너럴 모터스)의 EV1 등의 한정 판매, 리스 등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전기 자동차의 본격적인 보급이 가까워졌다고 생각되었습니다. 하지만 납축전지에 비해 니켈수소전지는 에너지의 출력이나 밀도가 뛰어나긴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전기자동차가 요구하는 충분한 성능, 예를 들면 충전 시 운행거리, 충전시간, 배터리의 내구성, 차량 가격 등에서 부족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1990년대에 고성능 리튬 이온전지를 적용시킨 업체는 일본의 닛산 뿐이었습니다. 1997년에 프레리조이 EV, 1998년 르네사 EV, 북미용으로 출시된 알트라EV, 1999년 하이퍼 미니를 들 수 있는데 하이퍼 미니의 경우 알루미늄 스페이스 프레임의 초경량 바디, 리튬이온 전지 등을 적용시키는 등 닛산의 의욕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었으나, 당시 차량 가격이 362만 엔으로 비쌌으며, 전기 자동차와 관련된 인프라의 부족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자동차의 대중적인 보급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시행 착오 등을 겪으며 자동차 메이커 회사들은 전기 자동차의 단점인 에너지 밀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료전지를 탑재한 연료 전지 자동차의 개발 등에도 주력하였습니다, 한일 월드컵이 열렸던 2002년에는 연료전지 자동차인 일본 혼다의 FCX, 도요타의 FCHV의 리스가 시행되기도 했지만 역시나 수소 스테이션의 정비현황, 비용 등 여러 가지 문제들로 널리 보급되는 데에는 실패하였습니다. 

 

  2000년대로 접어들면서 그동안 전기자동차의 발목을 잡았던 배터리 성능에서 커다란 진보가 있었습니다. 휴대폰, PDA 등 모바일 기기 등에서 널리 사용하고 있던 리튬 이온 전지를 채용하여 전기 자동차에 적용함으로써 이전 보다 성능 향상을 이룬 전기 자동차들이 등장하게 됩니다. 리튬 이온 전지는 이전에 사용되던 니켈 수소 전지보다 고에너지, 고출력과 밀도를 자랑하며 전기 자동차의 성능 개선을 가져오게 됩니다. 또한 중요한 문제였던 충전시간에 대해서 각 자동차 제조사, 연구소 들에서 30분 이하고 70% 이상 충전이 가능하게 하는 급속 충전 기술에 대한 연구도 진행하게 됩니다. 이때 사용된 리튬 이온 전지는 모바일 기계에서 사용되던 전지와는 달리 수명이 길었는데 이는 질량당 에너지의 밀도가 모바일용 전지보다 낮으며 다소 여유가 있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입니다.. 최근 미국의 테슬라 자동차의 경우에는 16만 km의 배터리 전지 수명을 발표하고 있으며 일본 내에서 사용되는 일반 자가용 차량들의 경우 주행거리가 20km 정도 선에서 폐차하는 경우도 있지만 주행거리가 많은 상용 자동차의 경우 배터리를 교환하여 30만 km 이상 주행하기도 합니다.

 

  충전 시간이 긴 이차 전지를 사용하지 않고, 동력원에 절연 성능을 개선한 캐패시터를 이용한 차량시험에서는 차량의 총 중량이 1.5톤 급이면, 시속 100킬로미터의 정속운전으로 700킬로미터 이상의 주행거리를 달성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이미 보고된 바 있습니다. 짧은 시간 충전과 방전이 가능한 캐패시터는 회생 브레이크에서 발생한 전력의 회수를 통해 효율을 높임으로써 효과를 볼 수 있으며 일본의 닛산 디젤에서 개발 중입니다. 뿐만 아니라 기존의 배터리보다 훨씬 고성능의 리튬 공기 전지의 개발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배터리의 성능 향상 외에도 전기 자동차의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인버터에 의한 가변전압 가변 주파수 제어 등 전력용 반도체 소자를 이용한 전력 변환 및 제어에 관한 기술의 발달도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전기 자동차의 성능은 갈수록 향상 되고 있습니다. 일본의 게이오 대학의 전기 자동차 연구실에서 개발한 엘리카는 이미 시속 370km의 최고속도와, 차의 속도가 시속 0km에서 시속 100km로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인 제로백에서 4.1초를 달성하였습니다. 전기자동차는 내연기관 차량들에 비해 간단한 구동계로 높은 동력성능을 선보일 수 있음을 입증하였습니다.

 

  미국에서는 테슬라에 의해 최고속도 시속 208km, 0~60mph(0~96km/h) 가속이 약 4초, 주향거리 400km를 달성한 스포츠카 타입의 순수 전기차 로드스터를 발표하였습니다. 당시 자동차 배터리의 수명은 10만 마일(약 16만 km)로 발표되었으며, 2009년 3월에는 고급세단 타입의 전기 자동차인 모델 S를 발표하였습니다. 모델 S는 대량생산되었으며 2009년 4월 당시 이미 수주량이 1200대 이상이었고 도로에서도 수백 대의 차량이 주행 중이었습니다. 매주 약 25대의 생산 페이스로 만들어졌으며 이미 그해 가을까지 예약주문이 꽉 차있었습니다. 차량의 연비가 매우 훌륭했으며 일본 도요타 프리우스의 연비의 약 2배 수준으로 우수했으며 전기충전 요금 또한 저렴하였습니다.

 

  이전 세대의 전기 자동차의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던 파워, 주행거리 등으로 그동안 전기 자동차는 단거리 주행을 전담하는 정도의 가벼운 차량으로 인식되어왔지만 위와 같은 고성능 자동차들이 개발되고 출시됨에 따라 점점 문제는 해결되어 갈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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